IS-LM 모형 완전해설
정부지출을 늘리는 것과 금리를 낮추는 것, 국민소득에 미치는 효과가 왜 다를까?
3편에서 정부지출을 늘리면 승수효과로 소득이 몇 배로 늘어난다고 했지만, 동시에 구축효과 때문에 이자율이 오르면서 그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 두 힘이 정확히 어디서, 어떻게 부딪히는지를 하나의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IS-LM 모형입니다.
IS-LM 모형은 “거시경제에서의 이자율과 국민소득과의 관계를 분석하는 경제모형”으로, 생산물 시장과 화폐 시장이라는 서로 다른 두 시장을 하나의 좌표평면 위에 겹쳐 놓고 봅니다.
IS곡선 — 생산물 시장이 균형을 이루는 자리
IS곡선은 “생산물 시장의 균형을 달성하는 소득과 이자율의 조합을 나타낸 것”입니다. 이름 그대로 투자(Investment)와 저축(Saving)이 일치하는 점들을 연결한 선입니다.
IS곡선은 오른쪽 아래로 향하는 우하향 곡선인데, 그 이유는 3편에서 다룬 논리와 그대로 이어집니다. 이자율이 내려가면 기업의 투자가 늘고, 그 투자 증가가 승수효과를 타고 국민소득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즉 이자율(세로축)이 낮을수록 균형을 이루는 국민소득(가로축)은 커집니다.
정부지출을 늘리거나 세금을 깎는 재정정책은 같은 이자율에서도 더 많은 소득이 균형을 이루게 만들기 때문에, IS곡선 전체를 오른쪽으로 밀어냅니다.
LM곡선 — 화폐 시장이 균형을 이루는 자리
LM곡선은 “화폐시장의 균형이 달성되는 국민소득 Y와 이자율 r의 조합을 나타낸 것”입니다. 유동성 선호(Liquidity preference)와 화폐 공급(Money supply)이 일치하는 점들의 궤적입니다.
LM곡선은 반대로 오른쪽 위로 향하는 우상향 곡선입니다. 국민소득이 늘면 거래를 위해 필요한 화폐 수요가 늘어나고, 화폐 공급량이 고정된 상태에서 이 초과 수요를 해소하려면 이자율이 올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중앙은행이 통화 공급을 늘리는 통화정책은 같은 국민소득에서도 이자율이 더 낮아도 화폐시장이 균형을 이루게 만들기 때문에, LM곡선을 오른쪽으로 밀어냅니다.

균형점 — 왜 두 곡선의 교차점이 특별한가?
“IS곡선과 LM곡선의 교차점에서는 모든 시장이 동시에 균형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 일반균형이 성립한다”고 설명됩니다. 생산물 시장만 균형이거나 화폐 시장만 균형인 점은 무수히 많지만, 두 시장이 동시에 균형을 이루는 국민소득과 이자율의 조합은 단 한 점, 두 곡선의 교차점뿐입니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결과가 왜 다른가?
정부지출을 늘리면 IS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해 새로운 균형으로 옮겨갑니다. 이때 국민소득(Y)만 오르는 게 아니라 이자율(r)도 함께 오릅니다. 3편에서 다룬 구축효과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합니다 — 이자율이 오르면 그만큼 민간의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어, 순수 승수효과가 예측한 것보다 국민소득 증가폭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통화 공급을 늘리면 LM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합니다. 이 경우 국민소득은 늘지만 이자율은 오히려 내려갑니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같은 “경기 부양”을 목표로 해도, 이자율에는 정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구분 | 재정정책(정부지출 ↑) | 통화정책(통화공급 ↑) |
|---|---|---|
| 이동하는 곡선 | IS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 | LM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 |
| 균형 국민소득(Y) | 증가 | 증가 |
| 균형 이자율(r) | 상승 | 하락 |
| 대표적 부작용 | 구축효과(민간투자 위축) | 과도할 경우 물가 상승 압력 |
숫자로 확인하는 균형 이동
말로 설명한 내용을 아주 단순한 직선 방정식으로 바꿔보면, 균형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직접 계산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가상의 경제가 있다고 해봅시다.
IS: Y = 1,000 − 50r | LM: Y = 200 + 100r
두 식을 연립하면 1,000 − 50r = 200 + 100r, 즉 800 = 150r이 되어 r ≈ 5.3, Y ≈ 733.3에서 균형을 이룹니다. 이제 정부지출이 늘어 자율지출이 200만큼 커지면서 IS식이 Y = 1,200 − 50r로 평행 이동했다고 해봅시다. 만약 이자율이 전혀 오르지 않는다면(순수 승수효과만 작동한다면) 소득은 그대로 200만큼 늘어난 933.3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LM식과 다시 연립해야 하므로 1,200 − 50r = 200 + 100r → 1,000 = 150r → r ≈ 6.7, Y ≈ 866.7로 계산됩니다. 소득 증가분은 기대했던 200이 아니라 약 133.4에 그치고, 나머지 약 66.6이 이자율 상승(5.3 → 6.7)에 따른 민간투자 위축, 즉 구축효과로 상쇄된 몫입니다.
정책 효과의 크기를 좌우하는 것 — 곡선의 기울기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중 어느 쪽이 더 잘 먹히는지는 두 곡선의 기울기에 달려 있습니다. LM곡선이 가파를수록(화폐수요가 이자율에 둔감할수록) 재정정책의 효과 상당 부분이 구축효과로 상쇄되고, 반대로 LM곡선이 완만할수록(유동성 함정처럼 극단적으로 수평에 가까울수록) 이자율이 거의 오르지 않아 재정정책의 효과가 거의 그대로 살아납니다. IS곡선도 마찬가지로, 투자가 이자율에 민감해 IS곡선이 완만할수록 통화정책(이자율 인하)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투자가 이자율에 둔감해 IS곡선이 가파를수록 통화정책의 효과는 약해집니다.
유동성 함정 — 통화정책이 힘을 못 쓰는 구간
심화 포인트: 평소라면 “금리가 내려가면 기업들은 자금조달비용이 낮아져 투자를 늘리고 개인들도 낮은 이자를 받고 저축 하는 대신 소비를 늘리게 된다”는 것이 통화정책의 기본 작동 원리입니다. 그런데 이자율이 이미 0에 가까울 만큼 낮아지면, LM곡선이 거의 수평에 가까워지면서 통화 공급을 아무리 늘려도 이자율이 더 내려가지 않고 국민소득에도 영향을 주지 못하는 구간이 나타납니다. 이를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이라 부르며, 이런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카드보다 정부의 직접적인 재정지출(IS곡선을 움직이는 정책)이 더 효과적인 처방이 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여러 선진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0%에 가깝게 낮췄는데도 경기 회복이 더뎠던 현상이 흔히 이 논리로 설명됩니다.
정리하며 확인할 것
- IS곡선은 생산물 시장 균형, LM곡선은 화폐 시장 균형을 나타내며 둘의 교차점이 일반균형이다
- 재정정책(G↑)은 IS를 오른쪽으로, 통화정책(통화공급↑)은 LM을 오른쪽으로 이동시킨다
- 재정정책은 Y와 r을 함께 올리고(→구축효과), 통화정책은 Y를 올리면서 r은 내린다
- 정책 효과의 크기는 IS·LM 곡선의 기울기(투자·화폐수요가 이자율에 얼마나 민감한지)에 달려 있다
- 이자율이 이미 매우 낮은 유동성 함정 구간에서는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참고자료: IS-LM 모형 – 위키백과, 유동성함정 – 한국은행 지역경제동향 경제용어, 구축효과(Crowd-out Effect) – 기획재정부 시사경제용어사전
이 글은 거시경제학 교육 목적의 일반적인 설명 자료이며, 특정 시점의 통계치는 발표 기관의 최신 자료를 기준으로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chrisps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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